🔍 스토리 제목, 작가 검색
📖 STORY & SCENARIO 무협 등록일: 2026년 09월 06일
조회수: 810 | 추천: 195

소림검사-4

무림스토리R
창작자: 무림스토리R
소림검사-4
🎮 조작 및 감상 가이드

스크롤 또는 키보드 방향키를 이용해 쾌적하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 웹소설 / 스토리 본문
화산(華山)으로 향하는 길은 험악하기 그지없었다. 깎아지른 절벽에 덧대어 놓은 위태로운 잔도(棧道) 아래로는 천 길 낭떠러지와 자욱한 안개구름만이 소용돌이쳤다. 화산 기슭의 험준한 협곡에 다다랐을 무렵, 야마의 귓가에 거친 비명과 흉포한 웃음소리가 날아들었다. 바위 모퉁이를 돌아서자, 허름한 마포 옷을 입은 백발의 노인 하나가 서슬 퍼런 칼을 든 산적 넷에게 둘러싸여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었다. 노인의 등 뒤에 멘 조잡한 망태기에는 산약초 몇 포기뿐이었으나, 도적들은 노인의 멱살을 쥐어흔들며 발목을 걷어차 벼랑 아래로 밀어 떨어뜨리려 하고 있었다. 야마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불가의 자비는 버렸을지언정, 무인으로서 눈앞의 살겁을 묵과할 수는 없었다. 야마의 신형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허공을 박찼다. 등 뒤의 흑철검은 뽑히지 않았다. 대신 검집째 쏘아져 나간 일격이 번개처럼 허공을 갈랐다. 타앙! 퍽! 단 두 번의 둔탁한 파공음. 노인의 멱살을 쥐고 있던 두 놈의 손목과 무릎 관절이 정확하게 꺾여 나갔다. "어, 어떤 놈이냐!" 남은 두 도적이 경악하며 칼을 휘둘렀으나, 야마는 이미 그들의 사각(死角)에 서 있었다. 칼집 끝이 물 흐르듯 가슴의 혈도를 찌르고 지나가자, 도적들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흙바닥에 고꾸라졌다. 베지 않고도 적의 맥을 끊어버리는 서늘하고 정밀한 초식이었다. "다치신 곳은 없으십니까." 야마가 담담히 묻자, 주저앉아 흙먼지를 털던 노인이 고개를 들었다. 목숨이 경각에 달렸던 자치고는 기이할 만큼 눈동자가 맑고 깊었다. 노인은 야마의 짧게 자란 머리칼과 등 뒤의 흑철검을 물끄러미 훑어보더니, 묘한 헛웃음을 툭 흘렸다. "칼끝에 망설임은 없는데, 손끝엔 살생을 피하려는 주저함이 남아 있구나. 참으로 기괴한 칼을 쓰는 놈이다." 노인은 고맙다는 인사도 없이 부서진 망태기를 주워 들고는, 절름발이 걸음으로 안개 낀 벼랑길 너머로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다시 반나절을 기어올라 마침내 도달한 서악(西嶽) 화산파의 산문. 구름을 뚫고 솟아오른 옥빛 기와누각과 칼바람 사이로 흩날리는 매화 향기는, 천년고찰 소림의 묵직한 장엄함과는 또 다른 도가(道家)의 선경(仙境)을 뽐내고 있었다. 그러나 산문 앞에 선 야마를 맞이한 것은 매화의 향기가 아닌 얼음장 같은 냉대였다. 산문을 지키던 청의(靑衣)의 화산 제자들이 서슬 퍼런 칼집으로 야마의 앞을 턱 가로막았다. "멈추어라! 남루한 거적때기를 걸친 촌부가 감히 신성한 화산의 도량에 함부로 발을 들이려 하느냐?" 야마는 품에서 개방의 노인이 건네준 청죽패를 꺼내 보였다. "개방의 소개로 왔습니다. 화산의 암자에 머무신다는 '취검(醉劍)' 어르신을 뵈러 왔습니다." 그 이름이 나오자 제자들의 안색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굳어졌다. "취검? 감히 문파의 수치이자 술주정뱅이로 파문당한 미치광이의 이름을 산문 앞에서 입에 올려?" 그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장포의 검수가 야마의 행색을 훑어보더니 이내 차갑게 코웃음 쳤다. "잠깐…… 까까머리에 삼베옷, 등 뒤의 흑철검. 너 혹시 소림의 불상을 두 동강 내고 파문당했다는 그 파계승 놈 아니냐?" 소림의 흉문(凶聞)은 이미 바람을 타고 화산에까지 이르러 있었다. 제자들의 눈동자에 노골적인 경멸과 멸시가 번졌다. "성역을 더럽히고 제 사형들까지 베려 한 살인귀가 갈 곳이 없어 우리 화산의 찌꺼기 늙은이에게 빌붙으려 온 것이냐? 도(道)를 닦는 화산의 문하에 네놈 같은 마물(魔物)이 디딜 땅은 없다!" 탕! 제자의 신경질적인 손짓에 야마의 청죽패가 쳐내져 진흙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한 걸음만 더 다가서면 화산의 검이 네놈의 목을 벨 것이다. 당장 썩 꺼져라!" 쾅—! 육중한 화산의 철문이 천지를 뒤흔드는 굉음과 함께 굳게 닫혔다. 절벽을 타고 불어온 거친 칼바람이 바닥에 뒹구는 대나무 패 위로 흙먼지를 흩뿌렸다. 부처에게서 버림받고, 신선이라 자처하는 이들에게마저 문전박대를 당한 채 홀로 선 사내. 닫힌 문을 응시하는 야마의 깊은 눈동자 속에, 숭산의 새벽보다 더 서늘한 한풍(寒風)이 소리 없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 메인 홈으로 돌아가기
📖 INDIE STORY & NOVEL HUB

웹소설 · 시나리오 · 판타지 스토리 자료실

판타지, SF, 무협, 미스터리 등 독창적인 서사와 웹 소설을 자유롭게 등록하고 감상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