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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 SCENARIO 무협 등록일: 2026년 09월 06일
조회수: 890 | 추천: 210

소림검사-5

무림스토리R
창작자: 무림스토리R
소림검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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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 / 스토리 본문
흙먼지 묻은 대나무 패를 주워 올리던 야마의 귓가로, 낯익은 헛기침 소리가 나지막이 들려왔다. "문지기 놈들의 콧대가 하늘 높은 줄을 모르는구나. 산에 도(道)는 간데없고 오만함만 그득 찼으니 쯧쯧……." 산문 옆 가파른 암벽 위, 나뭇가지를 짚은 채 서 있는 인영이 있었다. 험준한 절벽 길에서 야마가 구해냈던 바로 그 백발의 노인이었다. 흙 묻은 망태기를 둘러멘 채 절뚝거리며 걸어 나오는 노인의 모습에, 굳게 닫혔던 철문이 화들짝 놀란 듯 다시 덜컹 열렸다. 조금 전까지 야마를 멸시하던 청의 제자들의 안색이 잿빛으로 물들었다. 그들은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며 바닥에 납작 엎드렸다. "태…… 태상장로(太上長老) 검선(劍仙) 어르신!" "눈먼 놈들이 감히 어르신께서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시는 줄도 모르고……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산문의 제자들이 말끝을 잇지 못하고 벌벌 기었다. 문파의 수치라며 깎아내렸던 취검(醉劍)의 실체는, 화산파 장문인조차 함부로 마주 앉지 못한다는 은둔의 최고 원로이자 화산검문의 살아있는 신화, 백운 장로였다. 노인은 엎드린 제자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야마의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는 흙바닥에 떨어졌던 개방의 청죽패를 야마의 손에서 낚아채듯 집어 들고 피식 웃었다. "그 늙은 거지 놈이 술값 떼어먹으려고 별걸 다 보냈구나. 허나 그 덕에 네놈 같은 괴물을 줍게 되었으니 수지가 안 맞는 장사는 아니지." 노인은 야마를 돌아보며 옷소매에서 붉은 봉인이 찍힌 서찰 한 통을 꺼내 흔들었다. "방금 소림의 장경각에서 화산으로 날아온 전서구의 서찰이다. 소림의 중놈들이 천하 각 문파에 흉흉한 파문장을 뿌렸더군. '불제자를 참칭하던 사미승이 불상을 베고 마도(魔道)의 검을 쥐었으니, 발견하는 즉시 목을 베어 산문의 치욕을 씻으라'고 말이야." 야마의 눈동자가 깊게 가라앉았다. 구명(救命)의 은혜를 입히고도 마두(魔頭)의 오명을 뒤집어쓴 현실이었으나, 그의 칼끝처럼 흔들림은 없었다. 노인은 서찰을 단숨에 구겨 벼랑 아래로 던져버렸다. "어리석은 대머리들. 산적 넷의 목숨을 살려두고 관절과 맥만 정확히 꺾어놓던 놈이 무슨 살귀란 말이냐. 소림의 그 꽉 막힌 불법(佛法)과 묵직한 곤봉으로는 네놈의 혈관 속에서 펄펄 끓는 그 무도(武道)의 불꽃을 담아낼 그릇이 되지 못했던 게지." 노인이 돌아서며 야마를 향해 손짓했다. "따라오너라. 화산의 매화는 칼바람이 매서울수록 더 붉고 처절하게 피어나는 법이다." 엎드려 있던 제자들이 기겁하며 고개를 들었으나, 노인의 서늘한 눈빛 한 줄기에 그대로 굳어 숨을 삼켰다. "오늘부터 이 아이는 화산의 손님이자, 내 마지막 제자다. 누구든 이 아이의 출신이나 검을 입에 올리는 자는 내 손으로 문파의 족보에서 파낼 것이다." 웅장한 화산의 철문이 활짝 열렸다. 소림의 묵직한 내공을 뼈에 새기고, 이제 도가(道家)의 성지 화산의 비전 매화검을 마주하게 된 사내. 불법(佛法)의 사슬을 제 손으로 끊어낸 이단아 야마의 검끝이, 천하를 뒤흔들 거대한 격류를 향해 비로소 첫 칼날을 겨누고 있었다. 소림의 파계승이 아닌, 천하를 벨 소림검사(少林劍士)의 진짜 서막이 오른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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