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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 SCENARIO 무협 등록일: 2026년 09월 14일
조회수: 1181 | 추천: 295

소림검사-11

무림스토리R
창작자: 무림스토리R
소림검사-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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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 / 스토리 본문
협곡의 메마른 바위틈을 뚫고 쏟아져 내린 것은 한 줄기 살벌한 파공음이었다. 쐐애액—! 검은 복면을 쓴 살수 열댓 명이 허공에서 암표창과 독침을 비 오듯 뿌려댔다. 햇살에 푸르스름하게 번뜩이는 칼날 끝에는 스치기만 해도 살이 썩어 문드러진다는 오독(烏毒)의 기운이 엉겨 붙어 있었다. "종남의 검수를 얕보지 마라!" 자존심에 불이 붙은 공진이 가장 먼저 허공을 박찼다. 그의 벽옥검이 허공에서 세 갈래로 갈라지며 푸른빛의 검막을 쳤다. 종남파의 절예, 삼청검망(三淸劍網)이었다. 쏟아져 내리던 암기들이 쇳소리를 내며 튕겨 나갔고, 기세를 몰아 바위 위에 선 살수 둘의 가슴팍을 찔러 들어갔다. 명문대파의 후기지수다운 날렵하고 화려한 검세였다. 하지만 상대는 낭만적인 비무(比武)를 하러 온 자들이 아니었다. 동료가 찔려 쓰러지는 순간, 뒤편에 있던 살수가 죽어가는 동료의 어깨를 밟고 도약하며 흙모래를 공진의 눈가에 뿌렸다. 이어 밑에서 솟구친 또 다른 도날이 공진의 하체를 비열하게 긁고 올라왔다. "큭…… 비열한 놈들이!" 생사를 건 난전의 경험이 턱없이 부족했던 공진의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기품 있던 검형이 순식간에 흐트러졌고, 도포 자락이 찢기며 몇 걸음 뒤로 허겁지겁 물러서야 했다. 그 틈을 타 화화의 백홍검이 매화향을 피워 올리며 협곡을 갈랐다. 촤아아앙! 화화의 칼끝에서 만개한 매화 꽃잎들이 두 놈의 목덜미와 손목을 단숨에 베어 넘겼다. 그러나 채린을 구해야 한다는 조급함이 그녀의 발목을 잡았다. 한 호흡 빨리 내지른 검로 탓에 화화의 우측 옆구리에 치명적인 빈틈이 드러나고 만 것이다. 바위 그늘 속에 숨어 있던 살수들의 우두머리가 그 틈을 놓칠 리 없었다. 비릿한 살기와 함께 시커먼 도날이 화화의 무방비한 목덜미를 향해 독사처럼 파고들었다. "화화 낭자, 피해……!" 공진의 비명이 협곡에 메아리쳤으나 이미 늦은 찰나였다. 화화의 동공에 시퍼런 칼날이 가득 차오르며 온몸의 피가 얼어붙었다. 그 순간, 거친 돌풍이 협곡의 흙먼지를 단숨에 찢어발겼다. 쩌저정—! 천지를 뒤흔드는 둔탁한 쇳소리와 함께 살수의 도날이 허공에서 산산조각 났다. 화화의 시야를 가로막고 선 거대한 등판. 어느새 그녀의 사각(死角)으로 파고든 야마였다. 그의 손에 쥔 흑철검은 뽑히지조차 않은 채, 묵직한 검집 그대로 살수의 흉곽 한가운데를 정확히 짓이기고 있었다. "커헉……!" 우두둑. 갈비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와 함께 살수 두목의 신형이 뒤로 십여 장이나 튕겨 나가 바위에 처박혔다. 야마는 뒤도 돌아보지 않았다. 그의 메마른 눈동자는 오직 협곡에 웅크린 나머지 살수들의 동선만을 꿰뚫고 있었다. "서툴군." 야마의 칼집 끝이 허공을 한 번 휘돌자, 소림의 금강신력(金剛神力)이 서린 거대한 충격파가 부채꼴로 터져 나갔다. 칼끝을 마주하고 있던 남은 세 명의 살수가 피를 토하며 바닥을 굴렀다. 화화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멍하니 그의 등을 바라보았다. 화려함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검. 그러나 가장 위험한 순간에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상대를 부러뜨리는 실전의 칼날이었다. 바닥에 쓰러진 살수 두목의 멱살을 틀어쥔 야마가 그의 복면을 거칠게 뜯어냈다. 살수의 쇄골 부근에 새겨진 검은 이빨 문양을 확인한 야마의 눈빛이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소림을 습격했던 그놈들이다. 석가장의 장원 전체가 이미 함정이란 뜻이지." 야마가 흑철검을 어깨에 걸머쥐며 고개를 들었다. 협곡 너머, 석가장이 자리한 하늘 위로 불길한 핏빛 연기가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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