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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 SCENARIO 무협 등록일: 2026년 09월 14일
조회수: 1251 | 추천: 310

소림검사-12

무림스토리R
창작자: 무림스토리R
소림검사-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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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소설 / 스토리 본문
협곡을 빠져나온 세 사람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참혹했다. 섬서 남부의 명문가로 위세를 떨치던 석가장의 웅장한 장원은 검붉은 불길과 자욱한 매연에 휩싸여 있었다. 부서진 기와 파편과 불타는 누각 사이로 처절한 비명과 쇠붙이 부딪치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메아리쳤다. 도적 떼를 넘어선 체계적인 학살이었다. "채린아……!" 화화의 눈에 핏발이 섰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백홍검을 움켜쥐고 무너진 외벽을 향해 쇄도했다. 공진 역시 종남파의 체면을 세우려는 듯 벽옥검을 꼬나쥐었으나, 장원 안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흉포한 마기(魔氣)에 본능적으로 침을 꼴깍 삼켰다. 조금 전 협곡에서 본 살수들의 악귀 같은 모습이 뇌리를 스쳐 지나간 탓이었다. 장원의 정문 앞은 시체와 피로 강을 이루고 있었다. 석가장의 호위 무사들은 이미 대부분 도륙당했고, 핏빛 도복을 입은 수십 명의 무리들이 살아남은 가솔들을 몰아세우며 장원의 심장부인 내원(內院)을 포위하고 있었다. 그 포위망의 중심, 피 묻은 비단옷을 찢어 팔을 동여맨 석채린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부러진 검을 쥐고 버티고 있었다. 곁에는 단전을 다쳐 피를 토하는 가문의 가솔 둘만이 위태롭게 그녀를 호위할 뿐이었다. "어린 계집년이 제법 앙칼지게 버티는구나. 장주 늙은이의 숨통도 끊어졌으니, 얌전히 무릎 꿇고 비급을 바쳐라!" 살기를 뿜어내는 적들의 우두머리가 비열한 웃음과 함께 칼을 치켜들었다. "멈춰라, 이 악귀 놈들아!" 화화의 격노 어린 일갈과 함께 백홍검에서 뿜어진 매화 검기가 허공을 갈랐다. 꽃잎처럼 흩날린 서늘한 기운이 채린의 목을 노리던 적의 칼날을 튕겨냈다. "화화……?" 절망 속에 갇혀 있던 채린의 눈동자에 기적 같은 빛이 스쳤다. 그러나 안도도 잠시, 사방에서 수십 명의 핏빛 살수들이 즉시 고개를 돌려 화화 일행을 겹겹이 에워쌌다. 살벌한 도강(刀罡)이 사방에서 얽히며 숨통을 조여왔다. "화산의 계집과 종남의 피라미 놈이 제 발로 무덤에 기어들어 왔구나. 하나도 살려 보내지 마라!" 수십 자루의 독혈도가 벼락처럼 쏟아져 내리려는 찰나, 화화와 공진의 앞으로 거대한 그림자 하나가 묵직하게 걸어 나왔다. 흙먼지 묻은 삼베옷을 펄럭이며 선 사내. 야마의 손이 마침내 등 뒤의 흑철검 자루를 단단히 그러쥐었다. 챠르릉—! 소림의 장경각을 피로 물들였던 금단의 검, 흑철검이 마침내 칼집을 벗겨내며 칠흑 같은 검신을 드러냈다. 검신을 타고 피어오른 것은 맑은 도가의 기운도, 자비로운 불법도 아니었다. 허공의 먼지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극도의 한기와 살기(殺氣)였다. 야마가 흑철검의 날을 천천히 눕히며 낮게 읊조렸다. "불상을 베었던 업보를…… 오늘 너희의 피로 씻어내겠다." 소림에서 버림받고 화산의 문턱을 밟은 사내의 검끝에서, 마침내 천하를 전율케 할 첫 번째 진정한 검풍(劍風)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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